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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영의 금요칼럼]국회무용론⑨ 여야 정당의 국회가 득표 정치공학에 매몰되어 사안별 시비를 간과하고 있다, “정쟁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는 이재명의 영수회담 제안에 부쳐

최자영 | 입력 : 2024/01/07 [18:50]

정당과 인물의 봉건적 주체에서 사안별 시비로 담론 교체하고
정권 교체 기다릴 것이 아니라 사안별로 제때 바로 심판하며
사안별 시비는 국회에서 안 하면 정당과 무관한 국민투표로 가려야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법원의 구속적부심 기각 처분으로 기사회생한 야당 대표 이재명이 대통령 윤석열과의 회동을 제안했다.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는 것이다. 이재명이 말하는 민생이란 “못 견딜 기업과 가계부채, 무역적자, 고물가, 경제 타격 부르는 종속 외교, 친환경에너지 역주행 한국의 참담한 현주소” 등으로 거론된다. (이재명 페북, “한계 이른 민생 고통 앞에 뭣이 중한디?”)

국민의힘 및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뜬금없는 소리”, “(민생을) 국회에서 얘기를 안 하고, 어디 엉뚱한 번지에 가서 얘기하시냐. 연목구어다.”, “(국민의힘이 제안하는) 여야 대표 제안에는 침묵한 채 영수 회담만 고집하느냐?”, “범죄 혐의자가 대통령과 동급으로 보이려 한다.” 등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 대표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마자 보란 듯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이제 사법 리스크를 털었다’고 주장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영장 기각을 마치 무죄 판결처럼 포장하려는 의도다. 이 대표는 앞으로 추가 수사와 재판을 거쳐 유무죄가 가려질 것이다.”, “이 대표는 정쟁을 멈추자고 했지만, 대통령실이 응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 영수회담을 거듭 제안하는 것 자체가 정쟁적인 발상이다.” 등으로 매도했다. (조선일보, 2023.10.4.) 확인된 것은 아니고 익명으로 전하는바, 실제로 이 대표의 한 측근이 “윤 대통령이 응할 걸 기대하고 내놓은 제안이라기보단 민심을 고려해 지금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한 것”이라 했다 한다.

그런데 이재명의 영수회담 제안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나, 얼마나 가능성이 있나 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는 이재명 자신의 발언이 갖는 함의이다. 무엇보다 “정쟁을 멈추자”고 한 것이다. 그것도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때까지”라고 했다. “최소한”이라고 했으니, “정쟁의 멈춤”이 더 연장될 수도 있다는 말이고, 죽 가서 언제까지나 “정쟁의 멈춤”이 고착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은 여러 가지 함의를 지닌다. 첫째, 용산집무실과의 갈등과 싸움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다. 지금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를 개시했으나, 용산집무실은 80% 국민 민중의 뜻을 저버리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이전에는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만 수천억이고, 계속 사용될 비용이 1조 이상 될 걸로 예상된다고 한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국민의 안보가 위협당하고, 불가피하지 않은 사안에 국가 재정이 줄줄 새는 것을 목도하면서, 국회 야당 대표는 용산집무실과의 갈등을 중지하겠다고 백기 투항하려 한다.

둘째, 이재명은 자신이 민생의 개념으로 파악하는 “못 견딜 기업과 가계부채, 무역적자, 고물가, 경제 타격 부르는 종속 외교, 친환경에너지 역주행 한국의 참담한 현주소” 이외의 사안을 ‘정쟁’으로 규정했다. 정쟁이란 여야 정당 간의 갈등을 뜻한다. 거기에는 국민 민초가 끼일 틈이 없다. 당장에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용산집무실 이전 비용에 분노하는 국민 민중이 이재명의 안중에는 없는 것이 분명하다. 이런 문제는 현재로서 용산집무실과 갈등하지 않고서는 해결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재명은 ‘정쟁을 중단“하자고 먼저 백기 투항했기 때문이다.

용산집무실과의 갈등을 포기하려는 이재명이 범한 치명적 오류는 야당 대표로서 자신이 국민의 뜻을 배반하고 용산집무실과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국민 민초가 노심초사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거론하고, 그 뜻을 받들어 국제 해양재판소든 어디든 제소하고, 일본의 제2차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기 위해 궐기하자고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재명은 반대로 했다. 용산집무실과의 이른바 ’정쟁’을 멈추자고 하기 때문이다.

일본이 10.5일 제2차 오염수 방류의 국제적 범죄 행각을 무대뽀로 감행한 것을 두고 용산집무실만 탓할 수만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이 보기에, 여야가 다 무지렁이 같은 것이다. 야당이 용산집무실과의 정쟁을 멈추자고 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여기서 정당이나 국회가 아닌 국민의 뜻을 관철하는 제도의 도입이 불가피하다. 모든 권력의 원천인 국민은 행정, 사법, 입법을 막론하고 모든 사안에 걸쳐 국민투표부의권과 국민투표권을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용산집무실은 제멋대로 국민의 뜻을 어기고, 그것을 견제해야 할 국회 야당도 제멋대로 ‘정쟁’을 멈추자 하고 용산집무실과 거래하고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투표부의권이란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발안권을 뜻하고, 국민은 대통령이 부의한 안건에 대해서만 수동적으로 임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 예로, 프랑스에서는 국민 유권자 1/10 및 의원 1/5의 서명으로 국민투표를 발안할 수 있다.

정당 아닌 국민 민초의 뜻을 관철하는 국민투표 제도는 정당 간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사안별로 이루어져야 한다. 사안별 평가는 다음 4년(국회의원) 혹은 5년(대통령)을 기다려 정권, 정당을 총체적으로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발생 즉시 평가, 징벌, 거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 윤석열이 법무부장관 조국의 부인 정경심을 전격 기소할 때 수사 지침을 위반했다. 공소시효가 끝날 즈음 급한 김에 소환조사 한 번도 없이 기소한 것이 그러하다. 이런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바로 그때 질타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검찰총장이었으나, ‘문재인 정부’부터가 긴가민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국회의 정당이 정치공학 셈법으로 가만있으면, 국민이 바로 나서서 시비를 가려야 한다. 작은 것부터 잡지 않으면 큰 것이 안 잡히고,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되는 것이 세상 이치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뜻을 배반하고 ‘정쟁’을 멈추자고 제안한 이재명은 가끔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이”로 자처한다. “정치는 정치가가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하고, 또 이번 법원에서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국민의 뜻”에 따른 사법부의 결정에 감사를 표했다.

그런데 기백 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한민국 사법 피해자들에게는, 이재명의 이 같은 감사의 변(辯)은 수사(修辭 헛소리)로만 들린다. 이재명의 구속영장 기각은 ‘어쩌다 기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재명의 말처럼, 사법부가 진실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 공정하게 작동했더라면, 376회에 달한다고 하는 이재명에 대한 압수수색, 70여 회에 달하는 조국 전 장관 가족에 대한 압수수색, 그 모든 혐의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의 처 김건희에 대한 0건의 압수수색 상황은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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